2002금검조령

[TM]무림Rider
http://club.ipop.co.kr/murimrider

대본: 향나무
싱크: into5501

 

잡았다가 놓아주는 사랑의 유희

끝내 이뤄지지 않는 공허한 나의 사랑

그렇게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고서도

멈출 수가 없다네

잡았다가 놓아주는 그대로 인해

내 맘속엔 의혹이 피어오르고

날이 갈수록 의혹은 지울 길이 없으니

결국 난 계속해서 고독하다네

 

차라리 그대의 품안에 갇히고 싶어

방황하는 나를 잡아주길 바라지만

그저 멀리서 묵묵히 지켜보기만 할뿐

아무런 도움도 주질 않네

잡았다가 놓아주는 사랑의 유희

끝내 이뤄지지 않는 공허한 나의 사랑

그렇게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고서도

멈출 수가 없다네

잡았다가 놓아주는 그대로 인해

내 맘속엔 의혹이 피어오르고

날이 갈수록 의혹은 지울 길이 없으니

결국 난 계속해서 고독하다네

 

오프닝/엔딩곡 가사 번역: 박무영

 

원작: 와룡생

 

잡았다가 놓아주는 사랑의 유희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한데

이렇게 방황하고 헤매면서도

멈출 수가 없다네

잡았다가 놓아주는 그대로 인해

내 맘속엔 의혹이 피어오르고

날이 갈수록 의혹은 지울 길이 없으니

결국 난 계속해서 고독하다네

 

주연: 우영광, 황곤현, 라해경, 애위

 

금

금 검

금 검 조

금 검 조 령

 

제 16 편

 

그자와 너와의 일은

알고 싶지도 않고
묻지도 않겠다

하지만 한가지만은
알아야겠다

아직도 네 부모를 살해하고

멸문까지 한 원수를
갚고 싶으냐?

 

당연히 갚아야죠

 

원수를 갚고 싶다면
생각해 봤냐?

 

방금 남옥당이 널
백화산장으로 잡아가

심목풍에게 건넸다면

원수를 갚을 명줄이
남았겠냐?

 

내가 갖은 고생을 하며

모든 걸 참고 백화산장에
잠입한 게

대체 뭐 때문이지?

 

널 위해 심목풍이 네 원수인
사마풍인지 확인하고자 함이야

헌데 넌 사적인 감정 때문에

나와 성영 그리고
태호방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뻔했으니
미안하지도 않으냐?

사부님과 다른 사람들을
위태롭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전...

 

네가 참기 힘든 수모를
당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일에 경중을
알아야 해

원수를 갚을 건 너의 일이지
내 일이 아니다

어떻게 할지는
알아서 결정해라

 

그 어떤 일도 복수보다
중요하지 않죠

 

누구죠?

누가 들어오라고 했소?

저예요, 소채

 

정말 당신이군

 

사실 당신이
용서한 것만으로도

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소

 

당신 마음을 가라앉히고

곰곰이 생각을 정리했으면

이런 일들은 생기지
않았을 거예요

 

난 남옥당의 말을
듣지 말아야 했소

소령을 해칠 생각을 하다니

 

남옥당이 음모를 꾸미고
당신도 무방비 상태여서

그에게 속을 수도 있지요

 

날 기만한 남옥당을
절대 가만히 두지 않겠소

그만 두세요

그래도 사촌형님이잖아요

뉘우치도록 설득하고
해치진 마세요

 

그가 뉘우칠 생각이
있으면 좋겠군

 

소백, 또 다른 일이 있는데

약속을 해 줬으면 해요

무슨 일이요?

이후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절대 이번처럼
자포자기하지 마세요

약속하겠소

 

혹시 무슨 할 말이 있으세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소

말씀해 보세요

 

소령하고...

 

혹시 이미 약속한 사이요?

내게도 기회는 있는 거요?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요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워요

뭐부터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이런 얘긴 나중에 하면
안 될까요?

 

그 자였단 말인가?

 

상관없어,
가서 확인해 봐야겠어

 

옥아가 소령에게
애정이 생길 줄 몰랐군

 

옥아, 또 어디가 아픈 거냐?

 

그들이 가고 난 후부터

계속 아버지를 외면하고 있잖냐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내가 널 속인걸
원망하고 있다는 걸 안다

허나 널 구하기 위해서 였으니

용서해 주면 안되겠니?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시죠

계속해서 절 속여 왔잖아요

더 이상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난...

 

아버지도 보셨잖아요

소 오라버니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요

아버지가 다시 해치게
할 수 없어요

나도 소령을 해치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세상이 아무리 넓어도

그 놈의 피만이 네 병을
고칠 수 있지

만약에 소 오라버니를 해치면

저도 따라 죽을 거예요

 

살아있는 건
제게는 쉽지 않지만

죽는 거라면 간단하죠

 

옥아

 

정말 아버지를
난처하게 하는구나

 

뭐가 난처하죠?

제가 죽고 사는 건 모두
하늘의 뜻인걸요

생각해 보셨어요?

아버지가 절세약왕이 아니셨다면

제가 지금껏 살아 있겠어요?

그러니 이제 욕심
부리지 말아요

 

옥아, 네가 이렇게까지
초연할 줄 몰랐다

하지만 아버지는
정말 힘들구나

 

제가 이렇게 살아 있는데
왜 상심하세요?

 

옥아, 널 고칠 약초를
더 이상 찾지 못하면

넌... 석 달도 살 수 없다

 

내가 너와의 약속까지 저버리고
소령을 잡아온 건

또 다른 기적을 기다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소 오라버니는 하늘이

제게 보내 준
기적과도 같아요

 

제 일생은 그를 만남으로서

너무도 기쁘고 만족스러워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약왕,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오늘 다시 만났는데

전혀 기쁘거나
놀란 기색이 없군

 

이미 내가 올 줄
알고 있는 듯하군

내 성격을 알고 있잖나

난 내 딸 외엔
어떤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않지

 

자네 딸이 제법 예뻐 보이는데

병이 다 완쾌됐나 보군

 

비꼬는 소리로 들리는 군

 

당시 자넨 혈영신공의
공력이 소모될까봐

내 딸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는데

어찌 그의 병이 치유되겠나?

 

그건 내 잘못이 아니네

그때 난 혈영신공을
완전히 연마하지 못했고

자네도 알다시피
내 원수들이 너무 많아서

공력을 상실하게 되면

목숨마저도 위태롭게
될 수 있었지

자넨 원래부터 목숨이
위태로웠어

그때 절벽 아래서 자네가
날 구해 줬다는 걸 알아

이왕 구해 줬으니
죽는 건 원치 않았겠지

말은 자네가 다하는군

하지만 걱정 말게

자신을 위하지 않으면
하늘도 멸한다고

절대 자넬 원망하지 않네

날 원망하지 않는다지만

한 가지 이해가 안 가는게 있네

 

또 뭐가 이해가 안가지?

자넨 왜 영웅대회를 틈타

백화별원에 들어와
소령의 부모를 구해갔지?

 

뭘 근거로 그런 소릴하지?

 

다른 건 몰라도

약물에 조종당한
다섯 명의 고수를 보자면

세상에서 자네 약왕 외에

누가 그렇게 짧은 시간에
그들을 제압할 수 있지?

 

그렇게까지 얘기하니
나도 부인하지 않겠네

좋아

그럼 나도 돌려서 말하지 않겠네

왜 그렇게 했지?

 

소령의 피가 내 딸의 병을
고칠 수 있어서네

그러니 그의 부모는
내 목적을 위한 도구지

 

방금 말했듯이

자신을 위하지 않으면
하늘도 멸한다고

나도 자넬 따라했을 뿐이네

설마 날 책망하진 않겠지?

 

소령의 부모가 그렇게
자네에게 중요하다면

당연히 내가 손실을
감수해야겠지

 

정말 고맙군

 

이제 자네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딸의 병도 다 완치됐겠지?

 

완치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여기 앉아
우릴 보고 있겠나?

그렇다면 자네 부녀에게
축하를 해야겠군

 

고맙네

이번에 내가 온 건

모든 일의 진상을
알고 싶어서였네

이제 모두 알았으니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네

나중에 두 부녀가 시간이 되면

백화산장에 한번 들러주게

정성껏 환대하겠네

내 딸의 체력이 회복되면
데리고 놀러가지

좋아, 약속한 걸세

약속하네

가보겠네

멀리 안나가네

 

아버지, 누구죠?

 

나조차도 범접하지 못할 사람이지

 

그럼 왜 그를 구하셨죠?

 

욕심을 낸 탓이지

 

소 형제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불행 중 다행입니다

하마터면 저 만전이 여러분의
부탁을 저버릴 뻔했습니다

소 방주님에게
무슨 부탁을 했었죠?

소 형제를 무림맹주의
자리에 추대해서

각 문파를 이끌고
백화산장을 처단하는 겁니다

그 일은 절대 안 됩니다

덕망도 없는 제가
어찌 맡겠습니까?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만 둬

엽청,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린가?

무위도장께서 재차 당부하시길
여기에 머물면서

소 형제의 지휘에
따르라고 했잖나

 

소 형제, 전 형제는
말이 먼저 나오는 성격이니

넓은 아량으로 책망하지 말게

 

전 형의 말도 일리가 있어요

제게는 그런 재간이 없습니다

소 형제는 지혜와 용기를 겸비했으니

영웅대회에서 이미
만천하가 알게 됐소

천하호걸들이 모두
존경해 마지 않소

맹주의 보위를 다른
누가 맡겠소?

더 이상 사양하지
말아 주시요

나 마문비는 다섯
표국의 총표두로

항상 자신 만만했소

허나 소 형제를 만나고 나서
승복하지 않을 수 없었소

두 분의 성심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전 맡을 수 없습니다

제 나이가 너무 어리고
능력 또한 부족하며

예전에 잘못된 길로 빠졌으니

제가 맹주가 되면
맹주 자리를 욕되게 할 뿐입니다

소 형제, 맹주 자리에
오르지 않는다면

더 이상 천하호걸을
이끌 사람이 없소

다시 말해 백화산장이
사람들을 해치게

수수방관할 수 밖에 없소

 

소 방주께서는 걱정마세요

제가 맹주가 되지 않아도

백화산장을 상대로 하는 일은
여력을 남기지 않을 겁니다

모두가 합심하면

백화산장의 패망은
곧 보게 될 겁니다

소 형제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더 이상 강요하지 않겠네

단지 어떻게 천하영웅들에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할 뿐이지

 

소 오라버니,
왜 무림맹주를 사양했어요?

걱정 마세요, 내가 도와줄게요

 

전엽청?

아침 일찍부터 사람을 놀래키고

길이나 막고 있으니
어디 잘못된 거 아녜요?

백리낭자, 당신한테는 볼 일 없소

 

소령을 만나러 온 거요

전 형, 무슨 일로 날 찾으시죠?

 

소령, 너와 다시 겨루고 싶다

겨룰 배짱 있나?

 

이건 배짱의 문제가 아니요

대체 우리가 겨룰 필요가 있소?

당연히 필요하지

모두가 말하길
네 무공이 대단하고

맹주로 추대한다고 하니

나 전엽청은 승복하지 못한다

그들에게 증명해 보이겠어

내 무당 무공으로
널 쓰러뜨릴 수 있다는 걸

지금 적을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가 합심을 해야지

우리가 겨루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봅니다

명예를 쫓는 속물일 뿐이군

 

좋아, 그렇게 장황하게 말을 하니
그냥 보내 주겠다

우리들의 한판은

백화산장을 소멸시킨
후로 미루겠다

 

나와 겨루고픈 마음이
확고한 것 같으니

내가 승낙을 안 한다 해도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군요

알고 있으면 됐다

이렇게 약속까지 했으니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다

그럼

 

전엽청은 정말
무례하기 짝이 없네

소 오라버니, 뭘 기다려요?
가서 혼내줘요

 

이런 분란은 적을수록 좋소

그는 욱하는 성격이니
시간이 지나가면

나에 대한 생각이 바뀔거요

 

셋째야

큰 형님이 모든 일을
원만하게 대처하니

바로 진정한 대장부 아니겠어?

 

나이는 어리지만
기품이 대단하니

큰 인물의 기백을 지녔어요

당연하죠

아니면 왜들 무림맹주로
추대하겠어요?

명예와 권력이 사람을 망치는 거요

빙아, 그 일은 더 이상
언급하지 마시요

 

입 조심했어야지

 

말을 줄일수록 좋지

 

독수약왕의 일은
정말 예상 밖이었어

 

하지만 날 구해준 적이 있고
고의로 한 일이 아니니

이제부터 날 방해하는
일은 없을 거야

 

이번 한번은 그냥
넘어가야겠다

 

하지만 정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제 맹렬한 반격을 할 것이다

 

조룡, 부인을 모시고 와라

 

수련방에 모셔도 괜찮을까요?

 

난 그녀를 믿고 있다

 

내 말대로 해

네, 형님

 

부인

 

예

 

여기는 뭐하는 곳이죠?

 

조룡을 시켜 여기로
데려온 이유가 뭐죠?

 

내가 혈영신공을
연마하는 곳이요

그리고 금지된 곳이요

 

어차피 부인과 모든 걸
나누는 사이니

더 이상 숨기고 싶지 않고

비밀 같은 것도
필요 없다 생각하오

그래서 조룡을 시켜
모셔온 거요

그리고 내 진짜
신분을 말해 주겠소

 

심목풍이 아니었나요?

그렇소, 난 확실히
심목풍이 아니요

난 사마풍이라 하오

 

6년 전 강호에서
듣기만 해도 두려워하는

사마산장의 장주였소

 

오늘 이렇게까지
당신의 비밀을 공개하면

내가 누설하면 어쩌려고요?

게다가 당신을 속이면 어쩌고요?

난 내가 선택한 사람을 믿소

 

그럼 다행이고요

당신만 후회 없으면 돼요

 

말 속에 가시가 있는데

날 불리하게 만들
생각을 하는 거요?

 

지금은 없어요

하지만 계속 없을지는
두고 봐야죠

 

솔직히 말하니 마음에 드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거요

 

당 노부인을 죽이는데
혈영신공을 썼나요?

그렇소

 

그럼 왜 영웅대회에서
혈영신공을 쓰지 않았죠?

북천존자와 홍천교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요

난 확신 없는 싸움은 하지 않소

 

혈영신공도 천하무적의
무공은 아닌가 보군요

당연히 아니요

안 그러면 내가 왜 갖은 방법으로

금궁의 열쇠를 얻으려고 하겠소?

 

날 이리로 부른 건

당신의 비밀이나 말하자고
하는 건 아니겠죠?

역시 솔직하군

그렇소, 다른 이유가 있어서요

 

나더러 누굴 상대하라는 거죠?

 

무당을 멸한 다음에
개방을 분열시키시요

그 후 다른 문파들을
격파하는 거요

 

그건 작은 일이 아니예요

그리고 절대 쉬운
일이 아니고요

 

나도 알고 있소

하지만 각 문파에
사람을 심어 놨으니

그들의 지위는 높지 않지만

독을 타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거요

 

부인은 그들이 해야 할
일만 준비한다면

절대적으로 임무를 완수할거요

 

당신의 무림쟁패의 야심은
오래 전부터 시작됐군요

하지만 왜 다른 문파가 아닌
무당과 개방을 선택했죠?

 

먼저 개인적 원한을
갚기 위해서요

 

영웅대회에서조차

백화산장의 세력이
얼마인지 알 수 없었소

제일 아쉬운 점은

심목풍이 시종일관
출수하지 않는 거죠

아니면 어느 정도 실력을
알 수 있었을 텐데

소요자와 지마니의
무공으로 본다면

심목풍의 실력은 그들 위에 있소

그리고 우리 중에도
그를 대적할 만한 사람이 없소

그러니 백화산장을 상대하는 건
힘보단 머리로 승부해야 합니다

 

청송...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장문인과 무당의 모든 제자가
중독됐습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긴 거야?

 

청송 사제...

누가 무당과 이렇게
깊은 원한이 있어

몇 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에게
동시에 독을 썼지?

 

사형과 내가 무당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모든 진상을 알게 될 겁니다

 

개방의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요

여기 몇 분도 전형과 함께
무당으로 갑시다

 

저도 문제없으니 분부만 하세요

 

됐습니다

여러분의 성의에 감사할 뿐입니다

 

제가 무당으로 돌아가
사형과 함께 진상을 밝힌 후에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 드리죠

전 형, 지금 마음이 급할 테니
당장 좋은 말을 준비하겠소

속히 무당으로 출발하시요

고맙소

 

사제, 필사적으로
덤비고 있으니

여기서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겠어

 

심목풍?

 

심목풍!

 

여기 복면한 자객들은
당신이 보낸 거로군

무슨 이유로 이들을 보내
우릴 가로막지?

자네가 바로 사람들이 칭송하는

무당의 희망인 전엽청이겠군

 

내 위명을 알고 있다면
당장 풀어 줘

 

그래도 배짱은 좀 있다는 건가?

하지만 아쉽게도
무당은 곧 강호에서 사라질 거야

그리고 여기 무당의 희망께서도

무당과 운명을 같이 할거다

 

네가 바로 무당에
독을 쓰게 한 장본인이군?

그렇다

무위 그 늙은이는
진작 죽어야 했고

무당도 사라질 때가 됐지

비열하군

넌 독을 쓰는 저질스러운 방법 외에
또 뭘 할 수 있냐?

좋아, 더 이상
노닥거리지 않겠다

먼저 무당을 멸하고 난 다음

손노사한테 가서
옛 빚을 갚아야겠어

 

사형!

 

뭐 기다리지?

당장 날 죽여라

 

하지만 무당은 절대
이렇게 끝나지 않아

과연 호기 충천이군

그럼 좋다, 내가 끝내 주지

 

장부는 죽여도 좋으나
모욕할 순 없다

심목풍!

난 절대 네 손에 욕보이지 않겠다

 

이럴 줄 알았다면

두 사람을 그냥 보내지
말았어야 했소

지금 운양자 도장도 죽고

전 형제마저 이 꼴이 됐는데

무당의 위기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소

무당 사람들이 거만한 탓이예요

당초 우리의 도움을 받았으면
이 지경까지 되지 않았죠

 

빙아

그들도 우리에게 폐 끼치기 싫었을 뿐

거만해서 거절한 게 아니요

운양자 도장은
폐 끼치기 싫어서였겠지만

전엽청이 거만하게
군 건 사실이예요

그래서 여러분의
호의를 거절한 거죠

 

이번에 마 형제의
선견지명으로

우리가 따라가지 않았다면

전 형제마저 희생됐을 거요

 

저도 추측이었을 뿐
무슨 선견지명은 아닙니다

 

너무 겸손하십니다

마 형 생각에

무당의 계속되는 위기는
누구 짓 같죠?

 

제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면

모든 건 심목풍의 짓일 겁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건

심목풍이 왜 무당에
이런 독한 방법을 쓰죠?

 

그 점은 나도 이해가 안갑니다

전 형제가 깨어난 후
모든 진상을 알게 되겠죠

 

그럴 수 밖에 없겠군요

 

하지만 전 형제의
상태를 봐서는...

그의 상태가 위독한 건 아닙니다

 

지금의 경과를 봐서는
곧 깨어날 수 있을 겁니다

 

전 내상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의 얼굴에 상처죠

 

그가 받아들이기
힘들까봐 걱정입니다

심지어 삶을 포기할 수도 있죠

 

가자

 

심목풍, 개 주인 흉내를 내서

내가 사는 개우리에 왔군

그 다섯 마리 개들도

이 늙은 거지를
어쩔 수 없나 보지?

네게 사무친 원한으로 반드시
죽여야 할 이유만 아니었다면

너 손노사의 강호에서 명성으로

나의 여섯 번째 개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매일 개들하고 어울리더니
개 같은 소리만 하는구나

언제까지 입을 놀릴지
두고 보자

누굴 겁주는 거야?

나 손노사의 타구봉법은
개들만 골라서 때리지

나 손노사의 주둥이는
개고기만 좋아하고

날 어쩔 수 있겠냐?

입을 놀려도 소용없다

덤벼라

그럴 생각이다

 

혈영신공?
넌 사마풍이었구나

좋아, 오늘이 네 제삿날이다

 

그날 우리가 산 아래에
도달했을 때

그들이 전후로 습격해 와
퇴로를 차단했죠

 

정말 심목풍이였군

이제 우리들에게
반격해 올 속셈이군

 

소방주, 심목풍이 말하길

우리 무당을 멸하고 나서

당신 사부에게 진 빚을
갚겠다고 했소

당장 사람을 보내
손 노방주께 알려야 하오

 

소방주

손 노방주는 지금 어디 있죠?

우리가 모시러 가야
하지 않을까요?

방주

 

밖에 어떤 사람이
이 서신을 전하라고 했습니다

 

소방주, 왜 그러시죠?

 

상팔, 편지에 뭐라 쓰여있죠?

 

손 노방주께서

심목풍 때문에 절벽 아래로
떨어져 돌아가셨네

 

그리고...

그리고 뭐요? 어서 말해요

심목풍의 말로

큰 형님더러 백화산장
앞에서 자결하래

만약 거절하면

무당에서 당한 해독제를
내놓지 않을 테니

알아서 처신하래

 

독수약왕한테 가서
해독제를 달라고 해야겠어

 

그에게 해독제를 달라고 하면
죽은 목숨인 걸 몰라요?

 

내 목숨 하나로

몇 백 명의 생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어찌 망설이겠소?

당초 남궁 낭자에게
구해주겠다는 약속을 했으니

지금이 바로 약속을 지킬 때요

 

두 사람 왜 말이 없죠?

 

큰 형님

내 생각에도 안 가는 게 좋겠어

 

사람 죽이는 건
누구도 할 수 있지만

손해보는 장사는
절대 하면 안돼지

 

이 일은 해결하는 방법은
찾으면 많이 있을 거야

꼭 목숨을 걸 필요까진 없어

이건 모든 걸
잃게 되는 거래니

절대 하면 안돼

맞아...

 

목숨을 보존하면 기회는 있지만

목숨을 잃으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

둘째형, 방법이 있다면
어서 얘기해 봐요

 

장사를 하는 건

저렴한 가격에 사서
비싸게 파는 거지

팔 때는 절대 망설이면 안 되고

팔지 말아야 할 때는
죽어도 참아야 해

독수약왕도 해독제를
만들 수 있지만

목마르다고 독을
마실 수는 없지

 

이 일을 해결하는 법은

대응하지 말고
경과를 지켜보는 거야

심목풍이 또 어쩌겠어?

 

난 또 무슨 묘책이라도
있는 줄 알았죠

그럼 큰 형님이 겁쟁이라
욕먹게 하고 싶어요?

 

소 오라버니

독수양왕이 전부터
음모를 꾸몄으니

그가 독을 썼을 거예요

 

말은 신용을 지켜야 하지만

그건 정직한 사람들에게나
해당돼죠

그런 간사한 사람들한테는

약속을 지킬 필요가 없어요

 

사람 사이에 중요한 건 신의요

 

그래야 신뢰를 받아요

 

난 신의를 저버리는
사람이 되지 않소

 

둘째, 셋째

장사를 하면 신용을
최고로 여기지 않나요?

그래

하지만...

빙아, 이미 마음을 굳혔으니
아무 말도 마시오

 

좋아요, 말 안 할게요

이제 아무 말도 안 할 거예요

 

어서 빙아를 쫓아가 봐요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안돼요

 

소 형제

 

소방주

 

상팔과 도구가 급히 나가는데
무슨 일이 있는 거요?

빙아 낭자를
살펴보라고 한 겁니다

 

빙아 낭자가 왜요?

 

별거 아닙니다,
투정일 뿐이죠

아무 일도 없습니다

 

이 늦은 밤에 찾아 오셨는데
무슨 일이 있나요?

 

심목풍이 서신에서
소 형제를 언급한 일 때문이요

 

손 노방주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방주님도 마음
아프실 텐데

저에 관한 일로
걱정을 끼치니

정말 죄송할 따름입니다

 

사부께서 심목풍의
독수에 당해

누구보다 내 가슴이 아프니

빨리 복수하고 싶소

 

하지만 현 시국을 생각하면

비통과 복수심에
잠겨서는 안 되니

침착한 마음으로

다가올 위기들을
맞아야 하오

 

사부님도 하늘에서
내 생각에 동의하실거요

역시 큰일을 하시는
분답습니다

진심으로 탄복합니다

소 형제, 우리끼리
그런 말은 맙시다

심목풍의 협박에 대해
의견을 듣고 싶소

 

절대 심목풍이 원하는 대로

백화산장 앞에서
자결하지 않을 겁니다

 

잘 생각했소

난 또 심목풍의 간계에
넘어갈까봐 걱정했소

백화산장 앞에서
자결한다 해도

심목풍은 무당 사람을
안 구해줄 거요

그래서 독수약왕에게
부탁하려고 합니다

그럼 목숨을 잃은 건
매한가지 아니요?

그래서...
백리낭자가...

 

소 형제, 그럴 가치가 있소?

 

충분히 있습니다

방주

소 대협

또 편지인가?

이건 소 대협의 편지입니다

 

소 형제

 

소방주

제게 급한 볼 일이 생겼으니
실례하겠습니다

 

소 형제...

 

방금 그 편지는 누가 보낸 거야?

화려한 옷을 입은 여자였습니다

 

화려한 옷을 입은 여자?

 

소방주, 우리 형님은요?

 

방금 서신을 받고

아무 말도 않고
다급히 뛰쳐나갔소

 

큰 형님도 가셨어요?

 

이제 어쩌냐?

빙아 낭자도
어디간지 모르고

형님까지 행방을 모르니

우린 누굴 찾아야 하지?

 

마 형제

계속 밖에서 서성이는데
피곤하지 않소?

 

왜 들어오지 않는 거요?

 

심한 부상을 입고서도

밖에 있는 나를 알아보다니
정말 대단하오

 

지금 칭찬으로
안 들리는 구려

 

그게 다 무슨 소용이요?

 

심목풍의 수하에게
20초식도 버티지 못했는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죠?

 

내가 깨어나고부터
마 형은 줄곧 날 지켜봤소

 

내가 엉뚱한 짓을
할까봐서요?

 

날 걱정해주는
마음은 알고 있소

 

사실 심목풍이 내 얼굴을
난도질했을 때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웠소

 

하지만 지금은 아니요

 

내 무공을 무당 최고의
경지로 연마하여

심목풍에게 이 빚을
꼭 갚고 싶소

 

그게 정말이요?

절대 내 목숨으로
장난치진 않소

좋소, 그럼 난 안심하고
떠나도 되겠군요

당장 소 형제한테 가서
상황을 알아봐야겠소

 

잠깐

 

마 형,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사심 없이 말해주시요

 

말씀해 보시오

솔직히 대답해 드리겠소

 

마 형도 소령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서

무당 사람을
구할 거라 생각하오?

 

소 형제는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요

 

전 형, 또 물어 보고
싶은 게 있소?

없다면 난 그만 가봐야겠소

 

없소, 일 보시요

 

마 형제

 

전 형제, 또 무슨 일이죠?

 

관심에 감사드리오

 

형제 같은 사이에
고맙기는요

회복에 전념해서
무당을 재건해야죠

그럼 이만

 

소령이 과연 그렇게 할까?

 

소 오라버니는 미워

 

죽으러 가는게
안타까워서였는데

그래서 뛰쳐나왔건만

날 찾아 주지도 않고

따라와서 달래줬어야지

 

소 오라버니?

 

날 찾으러 온 게 분명해

그래도 양심은 있네

 

얼어붙은 나의 사랑을 보면서

 

내 맘속에 눈 내리는 소리를 듣네

 

세상은 순식간에
잿빛으로 물들고

 

공기 중으로 퍼지는
슬픔을 느끼네

 

지난날의 맹세를
저버린 건 누구인가

그대는 내 눈앞에서
천천히 멀어져만 가니

차갑게 얼어붙은 이 밤

아름다웠던 지난날은
되돌릴 수가 없구나

 

하늘 가득 흩날리는 눈꽃은

바로 나의 얼굴로 떨어져

내 눈물과 섞여 흩날리네

시선은 모호해지고

사랑의 고통에 지쳐서

옳고 그름도 분별할 수가 없네

하늘 가득 흩날리는 눈꽃은

매일매일 나를 덮어오고

눈앞의 풍경을 가린다네

애타게 찾아헤맨 꿈은

그렇게 요원하기만 하고

깊숙히 쌓이는 눈 때문에
한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네

하늘 가득 흩날리는 눈꽃은

산산히 부서진 우리의
첫사랑과도 같으니

사랑은 바람 속에서 천천히
떨어져 사라져간다네

마음속에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있다한들

그대가 준 기나긴 겨울을
어떻게 견뎌야 하나